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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시험에서도 결국 사람과 사람의 대화가 중요하다
임상시험은 철저한 과학적 절차와 윤리적 기준 위에 운영된다. 하지만 그 모든 과정 속에서도 중심에는 늘 ‘사람’이 있다. 연구에 참여하는 환자, 연구책임자, CRA, 병원 행정팀 등 다양한 관계자들과의 소통은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서 신뢰와 협력의 기반이 된다. 특히 연구간호사(CRC)는 환자와 연구팀 사이를 연결하는 핵심 창구이기 때문에, 의료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상황별 의사소통 스킬은 업무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역량이다. 이 글에서는 연구간호사에게 요구되는 실무 중심의 의사소통 기술과 실제 현장에서 자주 발생하는 커뮤니케이션 상황들을 정리해본다.
🔷 왜 의료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가?
임상시험 현장은 절차와 규정으로 움직이지만, 그 안의 사람들은 감정과 이해로 움직인다.
의사소통 능력이 부족하면 정보 전달의 오류가 발생하고,
이는 곧 연구 신뢰도 하락, 환자의 불안 증가, 업무 효율 저하로 이어진다.
👉 따라서 연구간호사는 ‘말을 잘하는 것’보다 상대방을 이해하고 신뢰를 형성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 CRC가 마주하는 주요 커뮤니케이션 상황
✅ 1. 환자(피험자)와의 커뮤니케이션
- 임상시험 참여 동의 과정
- 스크리닝 결과 설명 및 불합격 안내
- 중도 탈락 시 감정적 응대
- 이상반응 발생 시 빠른 대응과 심리적 안정 제공
👉 환자는 연구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전문용어를 쉽게 풀어 설명하는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의학적 설명”보다 “사람의 언어로 말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
✅ 2. 연구책임자(PI) 및 공동연구자와의 소통
- 연구 일정, 스케줄 조정
- 이상반응 보고 및 판단 요청
- 프로토콜 변경 내용 공유
- IRB 관련 피드백 전달
👉 의사들은 매우 바쁘기 때문에 짧고 정확하게 핵심을 전달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간결한 정리와 “요점만 전달하는 기술”이 실무에서 유용하다.
✅ 3. CRA(모니터링 요원)와의 커뮤니케이션
- 점검 일정 조율
- 문서 준비 및 Query 응답
- 프로토콜 위반 보고
- 자료 누락 시 해명 및 보완 설명
👉 실수를 인정하되, 명확한 사유와 재발 방지 계획을 함께 전달해야 한다.
감정적으로 방어하는 태도는 오히려 신뢰를 잃게 만든다.
✅ 4. 병원 행정팀/IRB 사무국과의 소통
- 제출 서류 확인 요청
- 심의 일정 문의
- 교육 이수 내역 전달
- 문서 보완 요청 대응
👉 행정 부서는 규정 위반에 민감하다.
공손하면서도 정확한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
이메일/공문을 작성할 때는 문서화된 자료 중심으로 근거를 남기는 습관이 필요하다.
🔷 CRC에게 필요한 실무형 커뮤니케이션 스킬
1. 쉬운 언어로 풀어 말하는 기술
- 환자에게는 전문용어 대신 일상적 표현 사용
예: "위약" → "가짜 약", "스크리닝 탈락" → "검사 결과에 따라 연구 조건에 맞지 않았어요"
2. 경청(Active Listening)
- 말하는 것보다 상대방의 말을 끝까지 듣는 능력이 중요
- 고개를 끄덕이거나 “네, 말씀해주세요”처럼 반응을 보여주기
3.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 활용
- 표정, 목소리 톤, 몸의 방향 등도 중요한 소통 수단
- 불안한 환자에게는 편안하고 열린 자세가 신뢰 형성에 도움
4. 기록 중심 커뮤니케이션
- 모든 커뮤니케이션은 문서화 필요 (예: CRA 요청 사항, 환자 질문 등)
- 기록은 나중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의 보호 장치
5. 피드백 루프 만들기
- “제가 전달한 내용이 맞게 이해되셨는지 다시 확인드릴게요.”
→ 오해 예방, 환자의 동의 명확성 확보 가능
🔷 실제 상황 예시로 보는 커뮤니케이션 실패 사례
📌 사례 ①
환자에게 동의서 설명 중, "이 약은 부작용이 거의 없습니다"라고 안내
→ 환자가 부작용 발생 시 심리적으로 배신감을 느낌
👉 정직하게 “일부 부작용이 있을 수 있지만, 병원에서 모니터링하며 관리합니다”라고 설명해야 함
📌 사례 ②
CRA 요청 사항을 정확히 메모하지 않고 구두로만 전달
→ 정보 누락으로 문서 오류 발생, 스폰서 클레임 제기
👉 메모와 이메일 회신 등 이중 기록 필수
🔷 연구간호사가 의료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키우는 방법
- 정기 커뮤니케이션 교육 이수 (병원 자체 교육 또는 외부 연수)
- 의료 커뮤니케이션 관련 도서 또는 논문 읽기
- 팀 미팅 때 간단한 발표나 보고서 작성 경험 쌓기
- 어려운 상황을 경험한 후, 사례 정리 노트 만들기
- 감정적으로 힘들었던 응대는 반드시 선배와 공유하고 피드백 받기
🟢 마무리 – 좋은 연구는 ‘좋은 대화’에서 시작된다
임상시험의 성공은 문서나 프로토콜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그 중심에는 항상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가 있다.
연구간호사에게 있어 커뮤니케이션은 단순한 보조 스킬이 아닌, 임상연구를 안전하고 정확하게 이끄는 핵심 도구이다.
좋은 설명, 정확한 전달, 따뜻한 배려가 환자에게는 안심이 되고, 연구팀에게는 협력의 기반이 된다.
이제 우리는 말하는 것보다 듣고 이해하고 소통하는 법을 배워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