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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시험, 혼자서 할 수 없는 이유
임상시험은 약효나 안전성을 입증하기 위한 과학적 과정이지만, 동시에 환자의 생명과 권리를 다루는 민감한 업무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 과정을 단 한 사람의 역량만으로 수행할 수는 없다. 실제 임상시험 현장에서는 다양한 전문인력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면서 각각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연구간호사(CRC)는 이들 인력의 연결고리이자 현장 실무의 중심에 있기 때문에,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전문인력들의 구성과 역할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필수다. 이 글에서는 임상시험을 구성하는 핵심 인력군과 그들이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지, 또 CRC는 이들과 어떻게 협업해야 하는지를 중점적으로 정리해본다.
🔷 임상시험에서 어떤 인력이 필요할까?
임상시험은 크게 기획 – 승인 – 진행 – 모니터링 – 보고 – 종료까지 다양한 단계로 나뉜다.
각 단계마다 특화된 전문인력이 배치되며, 모든 역할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 임상시험의 핵심 전문인력 구성
✅ 1. PI (Principal Investigator, 임상시험 책임자)
- 임상시험의 총책임자로, 연구계획서(Protocol)를 승인받고 전반적인 연구 수행을 관리함
- 환자의 적격성 판단, 이상반응에 대한 의학적 판단, 최종 보고서 책임 등을 맡음
- 대부분 의료기관의 의사가 담당하며, 환자에게 직접 설명하고 동의를 받는 것도 주요 역할
👉 CRC는 PI와의 협업이 매우 중요하며, 모든 주요 변경사항은 PI에게 먼저 공유되어야 함
✅ 2. Co-Investigator (공동연구자)
- PI를 보조하는 의사 또는 의료인으로, 일정 역할과 책임을 분담함
- 환자 진료, 약물처방, 피험자 상태 확인 등의 역할 수행 가능
- 기관에 따라 역할 범위가 다르며, 일부는 PI에 준하는 권한을 갖기도 함
✅ 3. CRC (Clinical Research Coordinator, 연구간호사)
- 임상시험의 실질적 진행을 담당하는 핵심 실무자
- 피험자 스크리닝, 동의서 설명 및 보관, eCRF 입력, 점검 대응, 문서 관리 등
- 연구 대상자와 가장 가까이에서 접촉하는 위치로, 참여자 보호의 1차 책임자 역할
👉 CRC는 모든 인력과의 커뮤니케이션 허브로 기능하며,현장 상황에 따라 유연하고 정확한 판단이 요구됨
✅ 4. CRA (Clinical Research Associate, 모니터링 요원)
- 임상시험을 제약사 또는 CRO(수탁기관) 입장에서 관리하는 인력
- 각 기관을 방문해 자료의 정확성 확인, GCP 준수 여부 점검, SOP 이행 상태 확인 등의 역할을 수행함
- CRC와 가장 빈번하게 소통하는 외부 인력 중 하나
👉 CRC는 CRA 방문 전 필요한 문서를 준비하고, 프로토콜 이행 상태를 확인받아야 함
✅ 5. IRB Coordinator (IRB 관리자)
- IRB(기관생명윤리위원회)의 행정 실무 담당
- 심의 일정 관리, 서류 접수, 승인서 발송 등 전반적인 윤리심의 과정을 운영함
- 연구자 및 CRC가 IRB 서류 제출을 놓치지 않도록 도와주는 중간 관리자 역할
✅ 6. Data Manager / Statistician (데이터 관리자 / 통계 담당자)
- 임상시험의 데이터 품질과 분석을 담당
- eCRF 설계, DB Lock, Data Query 확인 등 모든 데이터를 정량적 분석이 가능하도록 정제함
- 최종 결과 보고서 작성을 위한 기반을 제공함
👉 CRC는 이상 데이터 발생 시 DM과 소통하여 Data Query 해소를 도와야 한다
✅ 7. QA Manager / Auditor (품질보증 및 감사 담당자)
- 연구가 관련 법령, KGCP, SOP에 따라 수행되고 있는지를 점검
- 내부 점검(Internal Audit), 교육, 리스크 평가 등을 수행하며
- 기관의 연구 신뢰도를 높이는 데 기여함
👉 CRC는 QA 점검에 대비하여 문서, 동의서, 프로토콜 이행 상황을 정리해두는 것이 필요하다
🔷 실무에서 협업이 중요한 이유
임상시험은 각 인력이 자신의 역할만 잘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PI의 결정이 CRC에게 즉시 전달되지 않거나, CRA의 점검 요청에 미흡하게 대응하면 전체 연구 일정이 지연될 수 있다.
또한 IRB 제출 지연, 데이터 오류 등은 연구기관에 큰 불이익을 줄 수 있다.
👉 그래서 CRC는 항상 각 인력과의 ‘타이밍 좋은’ 소통과 책임감 있는 피드백을 기본으로 해야 한다.
🔷 임상시험 인력 구성에 대한 법적 기준은?
📌 관련 규정
-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약품 임상시험 관리기준(KGCP)’ 고시
- IRB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정
- 연구자 및 관련 인력의 교육 이수 기준, 문서 보관 요건, 역할 명시 등
👉 실무자는 해당 기준을 단순 암기가 아닌, 실제 상황에 대입할 수 있어야 한다.
🟢 마무리 – 팀워크 없는 임상시험은 존재하지 않는다
임상시험은 결코 개인 플레이가 아니다.
정확한 과학적 분석과 윤리적 기준을 동시에 만족시키기 위해,각기 다른 전문성을 가진 인력들이 함께 협력해야만 한다.
CRC는 그들 사이의 다리이자 중심으로 존재하며,모든 정보를 정리하고, 상황을 조율하고, 참여자를 보호하는
가장 현장 중심의 리더 역할을 맡고 있다.
임상시험을 제대로 이해하고 싶다면,그 시작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이해하는 것’부터다.
다음 편에서는 그 협력 속에서 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의사소통 기술 및 의료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알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