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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는 기본이지만, 예외는 언제나 존재한다
임상연구에서 '설명에 기반한 자발적 동의'는 절대적인 윤리 기준이다. 하지만 모든 상황이 그 이상적인 절차를 따를 수는 없다. 미성년자, 인지장애 대상자, 의사소통이 어려운 환자 등은 스스로 동의하기 어려우며, 응급 상황처럼 동의 자체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이런 상황을 위해 법과 윤리 지침은 '대리동의'와 '동의면제'라는 보완 절차를 마련하고 있다. 본 글에서는 이 두 가지 예외 조항이 적용되는 상황, 관련 법적 기준, 실무 적용 시 주의사항, 그리고 IRB 심의를 통과하기 위한 작성 전략까지 CRC 관점에서 정리한다.
🔷 대리동의란 무엇인가?
대리동의(Proxy Consent)는 연구 참여자가 스스로 동의할 수 없는 경우, 법적으로 인정된 보호자나 대리인이 대신 동의하는 절차를 말한다.
👉 단순한 동의 대체가 아니라, 대리인이 참여자의 최대 이익을 고려하여 동의하는지가 핵심이다.
🔷 대리동의가 필요한 상황과 대상자
대상자 유형 | 대리동의 필요성 |
미성년자 (만 19세 미만) | 법정 보호자의 동의 필수 |
인지장애 환자 (치매, 정신질환 등) | 이해 능력 제한 시 대리동의 적용 |
의사 표현 불가능한 중환자 | 대화·서명이 어려운 경우 |
지적 장애인 | 판단 능력 제한 시 대리동의 요건 검토 |
✅ 단, 대리동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가능한 경우 대상자의 의사 표현을 존중해야 한다.
(예: 대상자가 고개를 저으면 참여 배제)
🔷 대리동의 시 법적·윤리적 조건
- 법적 자격
- 부모, 후견인, 법정대리인 등 신분 증명이 가능해야 함
- 서면 동의서 작성
- 대리인의 서명과 관계 명시
- 설명자는 대상자가 아닌 대리인에게 설명 수행
- 대상자 의사 확인
- 간단한 의사 표현(예: 고개 끄덕임 등)이 가능하면 반드시 확인
- IRB 승인 필수
- 대리동의 사용 계획은 연구계획서에 명확히 기재
🔷 CRC가 실무에서 주의할 점
- 대리인의 자격 확인 (가족이면 족보관계 확인 필요)
- 서명란에 대상자가 아닌 보호자 성명, 서명, 날짜 기입
- 설명문은 대리인용 문서로 구성하거나 별도 안내
- 의사소통 가능한 대상자의 표현은 반드시 존중
🔷 동의면제란 무엇인가?
동의면제(Waiver of Informed Consent)는 정해진 조건을 충족할 경우, IRB 승인을 통해 서면 동의 없이 연구 참여가 가능하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 단순 편의 목적이 아닌, 윤리적·과학적 필요에 따른 예외 상황에서만 허용된다.
🔷 동의면제가 허용되는 주요 상황
상황 | 면제 사유 |
최소 위험 연구 | 설문조사, 기존 자료 활용 등 위험이 거의 없는 경우 |
동의 과정이 연구 왜곡 유발 | 사전 정보 제공 시 행동 변화 유발 가능 |
대규모 익명 조사 | 개별 동의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경우 |
응급 상황 | 중환자, 위급환자 연구 등 동의 불가능한 경우 |
동의 후 행동 변화 가능성 | 위장 실험 등 동의가 오히려 왜곡 유발 |
✅ 위와 같은 경우에도 반드시 IRB의 사전 승인이 필요하며, 사후 설명(Post-consent)을 진행해야 할 수도 있다.
🔷 동의면제 승인 받기 위한 조건 (IRB 기준)
- 위험이 매우 낮을 것 (Minimal Risk)
- 개인정보 노출, 심리적 스트레스 등 없음
- 참여자의 권리와 복지에 영향이 없어야 함
- 동의가 없더라도 참여자에게 해가 되지 않아야 함
- 연구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동의 생략이 필요함
- 설명 과정이 오히려 결과 왜곡 우려 있을 경우
- 사후 설명 가능 여부 검토
- 종료 후 설명이 가능하다면 사후 동의도 준비
🔷 실무에서 발생하는 대표 사례
📌 사례 1: 치매 환자에게 일반 설명문만 제공
→ 동의 무효 → IRB 지적 → 대리동의 및 이해도 평가 문서 보완
📌 사례 2: 온라인 설문에서 이름, 이메일 수집
→ 개인정보 포함 → 동의서 생략 불가
📌 사례 3: 응급실 환자 대상 혈액검사 연구
→ 사전 동의 어려움 → IRB 승인 후 ‘동의면제’ 진행
🔷 CRC 실무 체크리스트
- 대상자가 동의 가능한 상태인지 객관적으로 확인했는가?
- 대리인의 자격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가 있는가?
- 설명은 충분히 이뤄졌고, 그 기록이 남아 있는가?
- IRB에 대리동의 또는 면제 요청 계획을 사전에 제출했는가?
- 연구 종료 후 사후 설명 계획은 수립되어 있는가?
🔷 문서 작성 시 유의사항
문서 종류 | 유의사항 |
대리동의서 | 대리인 신분, 관계 명시 / 서명란 구분 / 설명자 기록 |
면제 요청서 | IRB 제출용 / 면제 필요성, 연구 내용, 참여자 위험도 포함 |
사후 설명문 | 종료 후 제공 / 연구 목적과 면제 이유 명확히 기술 |
🟢 마무리 – 예외가 아닌, 더욱 철저한 윤리 기준으로서의 대리동의·동의면제
임상연구에서 모든 참여자가 동의할 수 있는 상황만 존재한다면, 대리동의와 동의면제는 필요 없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기에, 이 예외 규정이 오히려 더 엄격한 윤리적 기준을 요구한다.
CRC는 이런 예외 상황에서도 대상자의 권리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형식보다 ‘실질적인 보호’가 이뤄지도록 절차를 설계하고 수행해야 한다.
그 한 걸음 한 걸음이 윤리적인 연구 현장을 만들어가는 밑바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