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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연구, 법적 책임이 따라오는 이유는?
임상연구는 단순한 연구 활동이 아니다. 연구의 전 과정에서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연구자는 생명과 인권에 대한 책임을 함께 진다. 특히 연구간호사는 임상시험 현장에서 가장 가까이 환자와 마주하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관련 법령에 대한 이해 없이 실무를 수행하는 것은 큰 리스크가 될 수 있다. 윤리적 기준만큼이나 법적인 기준도 함께 숙지해야 임상연구에 안전하게 참여할 수 있으며, 책임을 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올바른 연구를 위해서 법령은 반드시 이해되어야 한다. 이 글에서는 임상연구와 관련된 주요 법령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해보고,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실제 예시와 함께 살펴본다.
🔹 대한민국에서 임상연구를 규율하는 핵심 법령
대한민국에서 임상시험 및 생명과학 연구는 단일 법으로 규율되지 않는다.
대신, 관련 법령이 여러 개 존재하며, 각 법은 서로 유기적으로 작용한다.
✅ 1.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생명윤리법)
가장 중심이 되는 법령으로, 인간 대상 연구 전반을 통제하는 법이다.
IRB(기관생명윤리위원회) 설치 기준, 심의 대상 연구, 개인정보 처리 등 핵심 요소가 여기에 담겨 있다.
주요 포인트:
- 인간 대상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IRB 심의가 필수
- 위험도가 낮아도 IRB 심의 면제는 법적 기준에 따라 판단되어야 함
- 개인정보, 민감정보 처리 시에는 별도의 동의 절차가 필요
👉 CRC 입장에서는 IRB 승인 없이 진행되는 연구는 위법 소지가 있음을 반드시 인지해야 한다.
✅ 2.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약사법 시행규칙 포함)
의약품 임상시험의 경우, 생명윤리법 외에도 약사법 및 그 하위 법령을 따라야 한다.
주요 내용:
- 의약품 임상시험은 식품의약품안전처(MFDS)의 승인을 받아야 함
- 시험자 자격, 시험기관 기준, 의약품 시험 계획 등의 구체적 절차 규정
- GCP(Good Clinical Practice) 기준을 따를 것
👉 식약처 승인 전 의약품 임상시험을 시작하는 것은 불법이며, 연구책임자는 물론 연구간호사도 행정처분 대상이 될 수 있다.
✅ 3. 의료법
의료기관 내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행위는 의료법의 적용을 받는다.
CRC는 환자와 접촉하며 기록을 작성하고, 연구 중 발생하는 의료적 중재를 모니터링하기 때문에 의료법 위반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주요 내용:
- 의료인은 정당한 자격 내에서만 업무 수행 가능
- 환자의 진료 정보는 비밀로 유지되어야 함
- 진료기록의 무단 열람이나 외부 유출 시 형사처벌 가능
✅ 4. 개인정보 보호법
임상연구는 환자의 의료정보, 민감정보, 식별정보를 필수적으로 다룬다.
이에 따라 대한민국 개인정보 보호법도 임상연구 전 과정에 적용된다.
CRC가 반드시 알아야 할 포인트:
- 수집 목적 명시, 사전 동의 확보, 제3자 제공 시 별도 동의
- 수집된 개인정보는 연구 목적 외 사용 금지
- 보관 기간 종료 시 안전한 폐기 또는 비식별 조치 필수
👉 특히 전자CRF(e-CRF) 시스템 사용 시, 접근권한 관리와 로그 기록 유지가 중요하다.
✅ 5. 산업안전보건법 (간접 적용)
직접적인 연구법령은 아니지만,
임상연구 중 발생할 수 있는 직업성 스트레스, 감염 위험 등에 대비해
산업안전보건법상의 보호도 함께 고려돼야 한다.
CRC는 특히 병원 내 감염병 상황(예: COVID-19 연구 참여 등)에서
연구 참여자의 안전과 함께, 본인의 안전도 법적으로 보호받아야 할 권리가 있다.
🔹 임상연구와 법령 적용 예시
▶️ 실제 사례 ①
연구자가 IRB 승인 없이 ‘설문지 조사’를 시작했고, CRC가 대상자에게 배포함.
→ 생명윤리법 위반, 해당 병원 IRB 정기점검 시 행정 조치 및 연구 중단 명령
▶️ 실제 사례 ②
CRC가 연구용 메일을 외부 이메일(Gmail 등)로 전달하면서 환자 이름 포함
→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으로 병원 자체 징계 + 행정지도
▶️ 실제 사례 ③
의약품 임상시험에서 식약처 승인 전 환자 등록 시작
→ 약사법 위반. CRO와 병원 모두 과징금 처분, CRC도 재교육 명령
🔹 연구간호사가 법령을 반드시 숙지해야 하는 이유
- 법령은 ‘선택’이 아닌 ‘필수’
- "잘 몰랐다"는 이유로 면책되지 않음
- CRC는 법적 책임이 동반되는 역할
- 단순 보조가 아니라, 연구 전과정을 실제로 실행하는 핵심 주체
- 기관 점검, 식약처 실사, IRB 감사 시 CRC가 1차 응대자
- 법령 이해가 부족하면 바로 ‘리스크 인물’로 분류될 수 있음
- 윤리적 문제 이전에, 법적 처벌 가능성 존재
- 행정조치, 과태료, 자격 정지 등 다양한 법적 리스크
🟢 마무리 – 연구윤리의 뿌리는 ‘법’을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임상연구의 목적은 사람의 생명과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결과를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단 1건의 실수가 법적으로 문제가 된다면,
그 연구는 과학적 의미 이전에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연구간호사는 실무자이자 보호자이며, 동시에 법적 기준을 현장에 적용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따라서 관련 법령에 대한 이해는 이론이 아닌 생존 스킬이며,
꾸준한 학습과 사례 기반 이해를 통해 실전 대응력을 길러야 한다.